현대차그룹, 위례에 8조 투입 ‘미래 R&D 허브’ 구축…AI·SW 역량 총집결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조성된 위례 신도시 일대에 대규모 미래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한다.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중심의 연구 조직을 한곳에 모아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HMG 퓨처 콤플렉스(가칭)’ 설립을 위한 대규모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며, 그룹 차원의 투자 규모는 약 7조3000억 원 수준이다. 향후 추가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8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위례 현대차그룹 연구소 조감도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 위례신도시 북측 약 22만㎡ 부지에 조성된다. 지하 9층~지상 30층 이상 규모의 복합단지로 개발되며,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업무·상업 기능이 결합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분산된 연구 역량의 통합’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및 AI 인력은 화성 남양연구소, 판교, 의왕 등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다. 새 거점이 완성되면 이들 조직이 집결해 협업 효율을 높이고, 자율주행·전동화 등 미래차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기업’ 전환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하드웨어 중심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 기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입지 역시 전략적으로 선택됐다. 복정역 일대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IT·소프트웨어 인력 유치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판교 테크노밸리와의 접근성도 좋아 기존 ICT 생태계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사업 일정은 올해 투자 집행을 시작으로 2030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신설 법인은 이르면 다음 달 설립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도 미래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는 관세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흔들렸지만,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신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대규모 연구시설이 들어설 경우 위례신도시의 도시 성격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주거 중심 신도시에서 연구·업무 기능이 결합된 ‘직주근접형 자족도시’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